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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호평세례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의 6가지 관람 포인트!

1. 히어로 무비에서 첩보물 모티프가 주는 유쾌한 이질감

 

마블 유니버스에서 쉴드의 존재감은 큽니다. 각각의 마블 영화들을 이어주고 마블 세계의 얼개 역할을 하니까요. 그런데 이번 윈터솔져에서의 쉴드는 단순히 영웅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서 음모와 갈등의 핵으로 부상합니다. 방위조직이자 비밀 첩보조직인 쉴드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영화는 첩보물의 모티프를 적극적으로 기용해 활용합니다. <미션 임파서블3>, <나잇 앤 데이>, <솔트> 등의 첩보물에 단골로 등장하는 조직 내 배신자의 존재도 그 중 하나이죠. 물론 지금 그 배신자를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  같은 편에 숨어든 적 때문에 주인공들은 되려 배신자로 몰려 조직으로부터 체포될 위기에 처하고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하는 신세가 되죠. 

 

그리고 이렇듯 도망치는 주인공들을 쫓기 위한 첩보조직의 자동차 추격전도 등장합니다. 자동차 안에서 총을 쏘고, 자동차끼리 충돌하는 추격 액션은 첩보물에서 상당히 익숙한 포맷입니다. 사실 이런 액션이 나올 때는 <윈터솔져>가 슈퍼 히어로 무비였다는 것을 잠시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어벤져스>의 공중 전함 헬리캐리어에서 지구를 굽어보고 있어야 할 것 같은 닉 퓨리가 평범한 도로에서 총격전과 추격전을 벌이는 액션은 신선하고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이것이 일반 첩보 영화였다면 특별한 감흥이 없었겠지만, 이 영화가 애초에 SF 히어로물이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이기 때문에 첩보 액션은 유쾌한 이질감으로 관객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거죠.  

    

2. 근접 격투 액션

 

아이언맨이나 토르와 달리 캡틴 아메리카는 원거리 공격보다는 맨주먹 격투가 주특기입니다. 물론 방패를 던지기도 하지만 이 또한 근접 격투의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죠. 그런데 전작인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아쉽게도 이러한 캡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인 방패를 액션의 전면에 내세우려다보니 액션이 수동적이고 약해진 감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윈터솔져>에서는 캡의 근접 격투 액션이 스피디하게 펼쳐집니다. 슈퍼 솔져이기 때문에 일반 요원들과 1대 多로 붙는 건 예사이죠. 좁은 엘레베이터 안에서 캡틴 혼자 덩치 큰 요원들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액션도 멋지구요. 특히 빌런 버키와 1대1로 맞붙는 신은 마치 한국 영화 <아저씨>가 보여준 스타카토 액션을 연상케 합니다. <아저씨>의 액션은 동남아의 무술인 필리피노 칼리, 아르니스, 브루나이 실라트를 혼합하고 변형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에서의 격투신도 그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액션은 짧은 시간 내에 발생하는 무술 동작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슬로우 모션을 배제한 채 이뤄지는 동작들이라, 합을 외우고 맞추는 데 배우들이 상당히 고생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정성이 녹아 있는 액션이란 것이죠. 슬로우 모션으로 떡칠을 해놓은 여타 액션들과는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경쾌하고 멋진 윈터솔져만의 격투신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3. SF 액션

 

슈퍼 히어로물에서 SF적 상상력이 동원된 액션도 빠질 수 없겠죠? 캡틴의 사이드킥인 팔콘의 날개 수트는 SF의 묘미를 충분히 살려줍니다. 날개 수트를 입고 대공포와 미사일을 따돌리며 공중을 활개하는 시원한 팔콘표 액션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팔콘은 아이언맨처럼 갑옷을 입은 게 아니라 등에 날개 수트만 장착한 상태입니다. 단 한번의 피격도 용납할 수 없죠. 막말로 아이언맨은 대포 몇대 맞아도 괜찮지만 팔콘은 한대 맞으면 바로 사망이거든요. 그래서 더욱 아슬아슬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덧붙여 쉴드의 공중 전함인 헬리캐리어와 전투기들, 그리고 메인 빌런인 '윈터솔져'의 로봇 팔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SF적 요소들입니다.    

 



4. 자유의 화신, 캡틴 아메리카

 

캡틴 아메리카는 기본적으로 군인입니다. 그래서 충성스럽고 명령을 목숨처럼 여기는 인물로 묘사되죠. <퍼스트 어벤져>에서부터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의 충성은 맹목적이지 않습니다. 국가와 상부의 지시가 부당할 때 그는 의심하고, 나아가 명령을 거부할 줄도 압니다. <어벤져스>에서도 쉴드가 큐브를 가지고 비밀 무기를 만든다는 걸 알자 닉 퓨리에게 항의하는 캡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캡틴이 명령을 따르거나 거부하는 것의 준거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유입니다. 자유에의 부당한 제한이나 침해를 초래하는 명령은 거부하는 것이 그의 신념입니다. 

 

이러한 캡틴의 성향은 코스믹 원작인 <시빌워>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자경단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여기저기서 사고가 터지자 국회는 초인등록법을 제정해 슈퍼히어로들이 신분을 밝히고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으로 살아가길 강요하죠. 이 법안에 토니 스타크는 찬성하고 캡틴은 반대하면서 발생하는 게 시빌워입니다. 슈퍼히어로들끼리의 내전이죠. 초인 등록법에 반대하는 캡틴의 논거는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첫째, 초인등록은 국가가 경찰국가화되고 시민들에 대한 통제를 높이는 주요한 통로가 될 것이다. 둘째, 초인등록법에 따라 신분이 노출되는 순간 슈퍼히어로와 그의 가족들이 악당들의 표적이 되어 위험해진다. 

 

가장 자유분방할 것 같은 기업가 토니 스타크가 정부의 편을 들고, 가장 충성스러운 군인이었던 캡틴 아메리카가 정부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를 이끌다니, 참 아이러니입니다. 어쨌든, <윈터솔져>의 캡틴 아메리카도 쉴드의 지시를 거부하며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는 역시 '자유'라는 가치를 기준에 두고 영화를 보시면 이해가 될겁니다.   

 

5. 변하는 세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

 

캡틴 아메리카는 2차 대전 중에 사고로 실종되었다가 본의 아니게 냉동 상태로 육체가 보존된 뒤 70년 후의 현대사회에 깨어나게 된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죠. 사랑했던 여인 페기 카터(헤일리 엣웰 분)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슬하에 자녀를 두고, 이제는 병상에서 여생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2차 대전 활약상은 전쟁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구요. 이렇듯 세월 속에서 사람들이 변하고 세상도 변했습니다. 

 

하지만 캡틴이 견지했던 전우와의 우정과 자유에의 지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캡틴은 한 때 전우였지만 세뇌 당해 빌런이 된 윈터솔져 버키를 향한 우정을 버리지 않습니다. 또 그는 7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자유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고 싸웁니다. 변하는 세월 가운데서도 결코 변하지 않을 인간적 가치에 대해 캡틴 아메리카는 감동적으로 웅변하고 있는 것이죠.  

 

↓ <퍼스트 어벤져>에서의 페기카터(왼쪽)와 캡틴 아메리카



 

6. <퍼스트 어벤져>를 기억하고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기다리는 자들을 위하여

 

<윈터솔져>는 <퍼스트 어벤져>와의 스토리적 연속성을 분명히 합니다. 레드스컬이 이끌던 히드라가 등장하고 독일 과학자 아르님 졸라(토비 존슨 분)도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2015년에 개봉 예정인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위한 암시와 복선이 깔려있죠. 특히 영화의 엔딩 크레딧 뒤 쿠키영상엔 매그니토의 남매인 퀵 실버와 스칼렛 위치가 나옵니다. 이미 이탈리아 세트장에서 촬영중인 애런 테일러 존슨(퀵실버 역)과 엘리자베스 올슨(스칼렛 위치 역)이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는데요. 마블 유니버스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다리로서도 <윈터솔져>는 톡톡히 제 몫을 해냅니다.

 

p.s. <윈터솔져>에서도 역시 우리의 스탠리 옹은 카메오로 출연하십니다! 찾아보세요 ^^  

 

 

↓스칼렛 위치 역의 엘리자베스 올슨 

 





↑퀵실버 역의 애런 테일러 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