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는 와병 중이고 중국과 인도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각각 현지업체(중국의 샤오미, 인도의 마이크로맥스)에게 빼앗겼다. 게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망령처럼 떠돌던 삼성 붕괴론이 드디어 육체를 입고 현실세계에 모습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난무한다.
이에 작년 8월에 출간되었던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의 <2030 대담한 미래>에서 '삼성의 몰락, 5년 안에 시작된다'라는 챕터를 다시 펼치고 읽어봤다. 작년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워낙 인기가 좋았던 책이라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는 없고, 도서관 안에서만 읽어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결국 사버렸지만.(내 돈 ㅠ)
최윤식 박사는 40대 초반의 젊은 미래학자인데 한국의 앨빈 토플러라 불리며 국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탁월한 학자이다. 삼성이 왜 붕괴할 가능성이 큰지, 최윤식의 근거가 궁금하다면 책을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이 포스팅에선 삼성 붕괴 이후에 관해 말하는 책 대목을 인용하겠다.
"국가 GDP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고, 한국의 신용도와 이미지에도 큰 역할을 하는 삼성이 무너진다면 한국 경제는 '단기적'으로 큰 위기를 맞게된다. (하지만) 삼성의 붕괴를 수많은 기업 중 하나의 붕괴로 막아낼지, 아니면 국가위기의 출발점이 되고 자산시장 전체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만들지는 정부의 역할에 달려있다. 삼성그룹을 잃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된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최악의 경우 삼성이란 기업 하나를 잃을 수는 있지만, 국가 전체를 잃어서는 안된다. 기업은 언제든지 몰락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거대한 기업이 쓰러졌을 때 흩어지는 인력, 자원, 사업 아이디어와 기술을 새로운 기업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능력의 격차이다.
핀란드에서도 우리의 삼성처럼 국가 경제의 30%를 차지하던 노키아가 무너졌다. 주가는 1/20토막이 났고 매출도 75%가 증발했다. 노키아는 본사를 매각하고, 직원의 40%를 구조조정했으며 중국 기업인 HTC에게도 시장에서 물어뜯기는 상태가 될 정도로 추락했다. 국가의 세금 중 23%를 담당하고, 국가 전체 투자의 30%를 담당하던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다.
그런데 핀란드 정부와 노키아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노키아에서 구조 조정된 인재들이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재기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지원으로 만들어진 회사 중 하나가 모바일 게임의 대박 신화를 만든 '앵그리버드'였다.
이제 거의 망한 회사라고 평가받았던 노키아도 '이노베이션 밀'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원의 창업을 전문적으로 도왔다. 노키아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신생회사만 300개가 넘는다. 그래서 노키아가 잃어버린 매출과 순이익을 국가적 차원에서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 경제에 이익이 되었다고 평가할 정도다.
우리는 어떨까? 삼성이 노키아처럼 무너진다면 삼성의 매출과 순이익을 국가적 차원에서 회복할만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2030 대담한 미래(2013년 작) 中- 최윤식 지음
'비즈니스 시사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이 샤오미를 이길 수 없는 이유 (0) | 2014.08.11 |
---|---|
관세 철폐로 유럽 수입차 가격 인하! (0) | 2014.07.02 |
빅브라더 페이스북의 감정전이 실험 결과 해석의 오류 (0) | 2014.07.02 |
무어의 법칙과 사물 인터넷 시대의 필연적 도래 (0) | 2014.06.27 |
밴드 게임의 부진, 무엇이 문제인가 (0) | 2014.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