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련회(09년1월)를 통해 비전을 고민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나의 비전을 얻은 수련회는 아니었다. 그러나 비전의 개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잠29:18)
개역개정에서 묵시라고 번역하는 원어를 KJV성경에서는 vision이라고 번역했다. NIV에서는 계시라는 뜻의 revelation으로 적어놓았다. 따라서 비전을 성경적 표현으로 묵시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묵시는 다른 말로 하면 계시이다. 계시란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분이 자신의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 보여주지 않는다면 인간으로서는 하늘의 비밀을 알 도리가 없다. 따라서 지극히 성경적으로 비전의 단어를 정의하자면, 비전은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분이 먼저 알려주시지 않으면 인간이 알 수 없는, 철저하게 하나님이 주도권을 가지고 계신 당신의 뜻과 계획이 비전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생의 흑음을 밝히는 분이다(시18:28b).그러나 그분이 흑암을 밝히는 방식은 우리 손에 들고 있는 등불을 켜는 것이다(시18:28a). 백라이트로 100m앞을 환히 다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 손에 들고 있는 등에 불을 붙여주심으로써 4m 앞을 보여주시고, 그런 식으로 4m를 스물다섯번 주를 의지하여 겸손히 발걸음을 내딛는 자에게 100m 전체를 동행하며 인도하시는 것이 주님의 방식이란 말이다.
따라서 앞날에 대한 화려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자가 비전이 있는 자가 아니다. 사람이 앞날을 알 수가 없다(전8:7). 알지도 못하는 앞날의 계획을 스스로 철두철미하게 세워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선다(잠19:21). 지난 삶에서 얻게된 열등감을 세상적 타이틀로 보상받으려는 심리를 교묘하게 비전이라는 말로 호도하려 할지라도, 제비뽑는듯한 무작위적인 마음상태를 가진 인간의 어리석음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으로 말미암아 모든 일의 작정이 그분으로부터 흘러나온다(잠16:33). 인간이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각 인생의 발걸음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대로 이끌어지게 되어있다(잠16:9). 그렇다면 계획을 세우지 말란 것인가? 계획을 연필로 세우고 지우개와 펜을 주께 드린다는 어느 신앙인의 고백이 우리가 취할 적절한 자세라 생각한다.
비전의 사람은 그렇다면 어떠한 사람인가. 비전이 있는 자란 방자히 행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자라고 잠언 29장18절 말씀이 증거하고 있다. 방자히 행하지 아니하는 자가 묵시(비전)가 있다. 그리고 그 방자히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말씀을 지켜 따르기에 복이 있다. 결국 비전의 유무는 앞날에 대한 명확한 자기 계획의 유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그 사람의 삶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지고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비전은 미래에 있지 않고 현재의 내 삶에 있다.
바울도 소아시아 선교를 자신의 비전으로 삼았지만 성령께서 막으셨다(행16:6). 섣불리 이것이 자신의 비전이라고 선포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큰 틀 안에서 주님께서 자신의 택하신 백성을 쓰시고자 할 때, 그들 한사람 한사람을 당신의 인류 구원의 계획 중 어딘가에 위치시키고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발하는 별이 되게 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미래를 만드실 분이 현재도 만드셨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분이 만나게한 사람에 충성하며 맡기신 일에 성실하는(골3:23)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 된다. 만물의 원인이 하나님의 다스림이며(롬11:36) 그분이 허락하지 않으면 참새 한마리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진리(마10:29)를 믿는가? 그렇다면 앞날에 대해 평안하라. 우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며(마10:31)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요(벧전2:9) 누구도, 무엇도 끊을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롬8:39)에 매인 자들이다. 이 땅의 화려한 금띠 두른 타이틀과 그럴듯해 보이는 청사진의 소유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권세와 타이틀로 현재를 말씀의 현재로서 살아내는 그가 비전있는 사람이다.
'14년 이전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년]자본, 노동, 전쟁, 절망, 궁극의 해결 (0) | 2017.07.23 |
---|---|
[2010년]무엇이 하나님의 일인가? (0) | 2017.07.23 |
[2008년]구원이란 무엇인가 (0) | 2017.07.23 |
[2008년]힘듭니까? (0) | 2017.07.23 |
[2008년]인생의 요단강이 마르는 역사 (0) | 2017.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