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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이전 에세이

[2013년]키에르케고어 : 대중은 비진리

키에르케고어는 단지 숫자만으로 진리를 주장하는 대중적, 군중적 사유를 비판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대중은 비진리"라고 말한다. 양적으로 많다는 이유만으로 또 단지 긴 역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추종하고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리라고 주장하는 '통속적' 철학이나 종교, 정치나 문화에 대해 키에르케고어는 반항한다. 여기에는 진리도,  진실도, 참된 윤리적 행위도, 이웃사랑도 없을 뿐 아니라 현실의 의미가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은 근본적으로 윤리적이고, 윤리적인 것은 주체적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며, 주체적 결단에는 열정, 정열, 참여와 개입, 한 마디로 신앙이 필요함을 키에르케고어는 역설하고자 하였다. 그의 '단독자'는 신 앞에서 홀로 선 자이면서 동시에 이웃과 함께 아파하고 고통을 겪을 수 있는 윤리적, 사회적 주체였다.

 

-주체는 죽었는가 中- 강영안

 

 


개별의 구체성을 소거하고 비교가능한 추상적 숫자로만 이루어진 대중의 세계, 자본의 세계.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것이 곧 진리와 좋은 것이 되는 도착적인 우리네 삶. 사역의 질과 성과가 성도의 '숫자'로 평가받고, 생의 가치도 연봉의 '숫자'로 심판받는 세계. 집의 가치가 안락함과 행복의 보금자리 관점이 아닌 집값으로 환원되는 세상. 이 끝도없는 숫자 근본주의는 근대성의 병적인 확장에서 비롯된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