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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이후 에세이

기독교 세계관 안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과 모더니즘

포스트모던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어서 짧게 몇자 적어본다. 

 

나중에 다룰 기회가 있으면 더 길게 글로 쓰겠지만,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많은 것들은 탈근대성(포스트 모더니즘)이 아닌 근대성(모더니즘)에 근거하고 있다. 외려 탈근대성은 근대성이 배태시킨 과학주의, 합리주의, 자본주의의 오만함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 짙다. 물론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탈근대성 또한 비판의 대상이다. 허나 주의해야할 점은 우리가 맞딱뜨리는 현대사회의 타락상을 모조리 포스트 모던으로 귀착시키는 것이다. 이는 모던과 포스트 모던에 대한 매우 기초적인 철학적 이해의 결여와 무지를 드러내는 일일 뿐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에는 수용해야할 점(모더니즘의 야수성에 대한 통찰)과 비판해야할 점(상대주의가 지닌 철학적 맹점)이 공존한다. 모더니즘도 마찬가지다. 모더니즘이 인간 "주체"를 철학의 주제로 삼아, "인권"이라는 장치를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보호하고 고양시킨 점은 칭송할 만하다. 반면에 데카르트식의 명석판명함을 추구하는 모더니티의 수리과학적 사유구조가 병적으로 확장돼 초래한 현대사회의 제반 문제들을 직시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러한 비판과 수용의 긴장감 넘치는 길항작용 위에서만이, 우리는 세속 철학을 기독교 세계관의 용광로 안에서 적확하게 녹여내 하늘의 거룩한 무기로 주조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