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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닌자터틀의 메간폭스는 어떻게 마이클베이와 화해했을까?

8월 28일에 개봉하는 <닌자터틀> 홍보차 방한한 메간폭스의 노란리본이 화제입니다. 관능적인 자태를 뽑내는 폭스의 가슴 위에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이 달린 것은 신선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메간폭스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한 외국인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어처구니 없는 보혁구도로 흐르며 최소한의 휴머니즘마저도 외면당하는 작금의 개탄스러운 현실 속에서 폭스의 노란리본은 아름다운 위로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닌 폭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특히 그녀가 마이클베이와 싸운 후 어떻게 화해하고 다시 <닌자터틀>로 돌아올 수 있었는지를 좀 더 자세히 다룰 겁니다. ^^ 



폭스의 어린시절



그녀는 테네시 주의 오크 리지(Oak Ridge)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오순절 교회식(우리나라의 순복음 교회가 대표적인 오순절 교파 교회입니다)의 엄격한 종교교육을 받다가, 후에는 카톨릭 학교에 들어가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안타깝게도 폭스의 부모님은 그녀가 어린시절 이혼했습니다. 어머니는 후에 재혼을 했고, 폭스는 친어머니와 의붓아버지 아래서 자라게 됐죠. 어머니와 의붓아버지는 매우 보수적으로 폭스를 양육했고, 폭스는 남친을 갖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ㄷ ㄷ ㄷ 


그녀는 연기와 댄스 공부를 다서살부터 시작했고, 13살 때부터는 모델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1999년에 ‘아메리칸 모델링 앤 탤런트 컨벤션(American Modeling and Talent Convention)’에서 수상을 한 바 있습니다. 


폭스는 중학생시절 학교에서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고 합니다. 점심 먹는 중에는 케첩을 폭스에게 던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점심도 화장실에서 하기도 했다는군요. ㅠ ㅠ 괴롭힘의 주되 이유는 폭스가 남자아이들과 너무 잘지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고등학생 시절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주위에 친구라곤 남자들뿐이고, 여학생들 사이에선 왕따(outcast)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폭스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매우 싫어한다고 인터뷰에서 여러 번 밝혔습니다. 제도교육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기도 했죠.   


Fox Rising. 트랜스포머!


그녀의 첫 영화 출연작은 2001년작 <홀리데이 인 더 선>입니다. 2003년에는 마이클베이의 <나쁜녀석들2>에 Uncredited 엑스트라(제작 참여자 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엑스트라. 즉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나오는 목록에 이름이 없는 엑스트라를 뜻하죠.)로 출연했습니다. 그녀는 <트랜스포머>를 찍기 전까지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활약했습니다. <트랜스포머>가 개봉하기 전인 2006년까지는 ABC 방송국의 시트콤인 <Hope & Faith>를 찍었습니다. 시즌 1,2,3까지 꾸준히 출연했죠. 



<나쁜 녀석들2>에서의 메간폭스. 그녀는 클럽에서 빨간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춤추는 클럽 키드로 나왔다. 이 때가 폭스 나이 18살!





그녀를 한국에까지 널리 이름을 알린 것은 역시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였습니다. 폭스의 첫 주연작이기도 했죠. 마이클베이가 <나쁜녀석들2>에서 메간폭스를 눈여겨본 게 틀림 없습니다.ㅎ 


폭스는 2007년에 <트랜스포머>가 개봉한 후 MTV 무비 어워드(MTV Movie Award)의 Breakthrough Performance 부문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또 틴 초이스 어워즈(Teen Choice Awards)에서도 세개 부문에서 수상 후보로 올랐죠. 이런 성공에 힘입어 그녀는 트랜스포머2와 트랜스포머3 출연 계약도 성사시킵니다. 


<트랜스포머2>에서도 메간폭스는 멋진 연기와 환상적인 몸매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포스트 안젤리나 졸리라는 유망한 이미지도 만들어졌죠. 








메간 Fox, 불운의 시작



하지만 폭스 영화인생에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트랜스포머3> 여주인공 역에서 해고당한 거죠.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메간 폭스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독 마이클 베이를 심하게 디스했기 때문입니다. 폭스는 영국 매거진인 원더랜드(Wonderland)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베이와 일하는 것 중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무엇이냐고 질문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폭스는 마이클 베이가 세트장에서 나폴레옹과 히틀러처럼 군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와 일하는 것은 악몽이라고 말했죠. 샤이아 라보프와 자기는 세트장에서 영화 찍으면서 베이 때문에 거의 죽을 뻔 했다고 했죠. 그나마 세트장 바깥에서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이마저도 디스로 흘렀습니다. 사적인 자리에서의 마이클 베이는 관계성이 서툴어 사회성이 떨어지고 쉽게 상처받는다고 말하며 그런 그를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칭찬을 가장한 디스였죠. 아래는 인터뷰 본문입니다.


WHAT ARE YOUR MOST FAVORITE AND LEAST FAVORITE THINGS ABOUT WORKING WITH MICHAEL BAY? 

MF: God, I really wish I could go loose on this one. He’s like Napoleon and he wants to create this insane, infamous mad man reputation. He wants to be like Hitler on his sets, and he is. So he’s a nightmare to work for but when you get him away from set, and he’s not in director mode, I kind of really enjoy his personality because he’s so awkward, so hopelessly awkward. He has no social skills at all. And it’s endearing to watch him. He’s vulnerable and fragile in real life and then on set he’s a tyrant. Shia and I almost die when we make a Transformers movie. He has you do some really insane things that insurance would never let you do.

인터뷰 출처 :  http://www.wonderlandmagazine.com/2009/09/megan-fox-2/#sthash.tBXgyMFd.dpuf 


아무리 마이클베이가 거장이라고 하더라도 여배우의 이러한 디스에 상처를 꽤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사회성 떨어진다고 한다면 정말 상처받죠. 또 히틀러라니요. 나폴레옹까지는 괜찮은데 히틀러는 너무 나갔습니다. 게다가 할리우드 영화계를 주름잡는 유태인들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건드렸다는 면에서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었죠. 아니나 다를까,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제작에 참여했던 유태계 미국인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마이클 베이에게 전화를 걸어 “걔 당장 잘라버려.( Fire her right now)”라고 했습니다. 


메간 폭스의 발언에 대해 트랜스포머 스탭들도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우선 디스의 대상이었던 마이클 베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녀는 블랙베리폰만 들여다보며 자기만의 세계에 있었다. 그녀에게 ‘집중해!’라고 말하면, 아시다시피 이렇게 히틀러가 되어버린다. 난 상처받지 않았다. 왜냐면 메간 폭스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녀는 관심받기를 원할 뿐이다. 단지 방법이 잘못되었지. 미안해 메간! 널 12시간동안 일하게 만들어서. 미안해. (영화 제작 관련해) 시간 약속을 준수하라고 해서. 영화제작은 항상 따뜻할 수만은 없거든.”(“She was in a different world, on her BlackBerry. You gotta stay focused. And you know, the Hitler thing. I wasn't hurt, because I know that's just Megan. Megan loves to get a response. And she does it in kind of the wrong way. I'm sorry, Megan. I'm sorry I made you work twelve hours. I'm sorry that I'm making you show up on time. Movies are not always warm and fuzzy.”)


메간 폭스와 두 편의 영화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샤이아 라보프도 그녀를 두둔하지 않았습니다.


Shia LaBeouf: Criticism is one thing. Then there's public name-calling, which turns into high school bashing. Which you can't do. She started shit-talking our captain.


샤이아 라보프는 메간 폭스의 마이클베이에 대한 디스를 Shit-talking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급기야 <트랜스포머3> 영화 속 대사에서 디스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죠.



<트랜스포머3>에서 메간폭스가 디스당하는 장면. 로봇1이 샘(샤이아 라보프 분)에게 묻습니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여자애가 전여친처럼 우리를 쫓아내면 어떡할래? "



로봇2가 답합니다. "그 여자애(전여친, 즉 메간폭스)는 야비했어. 나 걔 싫어"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각본가였던 에런 크러거(Ehren Kruger)는 영화 리허설에서 메간 폭스가 영화 제작에 소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일갈했습니다. 메간이 트랜스포머를 찍고 싶다고 입으로는 말하면서, 실제 행동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죠. (Ehren Kruger : “She was there for rehearsals. But she seemed like an actress who didn't want to be a part of it. She was saying she wanted to, but she wasn't acting like it.”)


2009년 9월 11일에는 익명의 트랜스포머 제작진 세명으로부터 마이클 베이를 옹호하는 편지가 언론에 공개되었습니다. 그 편지는 폭스가 대중에게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세트장에서 불친절하고 무례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마이클 베이는 사태가 점점 커지자 폭스를 옹호하며 자신은 그 편지를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죠. 트랜스포머의 제작 스텝 중 한명이었던 안소니 스테인하트(Anthony Steinhart)도 폭스를 옹호하며, 폭스가 제작 현장에서 스텝들에게 무례하게 군 적이 결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메간 Fox의 침체기



한바탕 난리가 지나간 후, 폭스는 트랜스포머 이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히트작을 내지 못합니다. 2010년부터 폭스는 유망한 미디어 스타에서 한발짝 비켜서게 됩니다. 2012년에 임신으로 인해 잠깐 스포트라잇을 받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는 다시 뜸해지죠. 


폭스가 이 기간동안 영화를 안 찍은 것은 아닙니다. <조나 헥스>, <죽여줘 제니퍼>, <패션 플레이> 등의 영화를 찍었죠. 하지만 결과는 변변치 않았습니다. 2010년에 개봉한 <조나 헥스>는 평단과 관객 모두의 외면을 받았죠.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놓친 영화가 되었습니다. <조나 헥스>는 휴스턴 영화 평론회(Houston Film Critics Society)로부터 “올해의 최악의 영화”로 선정되는 치욕을 당하기도 합니다. 미키 루크와 출연한 <패션 플레이> 역시 평단으로부터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키 루크는 <패션 플레이>를 또 하나의 망작(Another terrible movie)이라고 셀프 디스하기까지 했습니다. 




메간 Fox와 마이클 베이의 화해



<닌자터틀> 프리미어에서의 마이클 베이와 메간폭스



메간 폭스가 우리 나이로 28살이 되던 2013년, 그녀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됩니다. 마이클 베이에게 화해의 제스쳐를 취했던 것이죠. 점차 자신의 필모그래피가 초라해지고, 톱스타급 여배우로서의 입지가 점차 좁아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이 모든 문제가 마이클 베이와의 불화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를 동시에 화나게 했으니, 블록버스터 영화에 주연 여배우로 캐스팅 되는 게 수월했을리 없죠. 실제로 베이와의 불화 이후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의 작품적, 시장적 성과도 별볼일 없었고요. 


폭스는 톱 여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완전히 굽힌후, 마이클 베이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녀는 자신을 첫 주연배우로 캐스팅 해준 마이클 베이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전에 자신이 했던 언행에 대해 확실하게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이에 마이클 베이는 쿨하게 그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를 합니다. 그리고 베이는 자신이 메간 폭스의 팬이라고 밝히며 이전 일을 말끔히 잊겠다고 말하죠. 


이러한 훈훈한 화해가 있고 얼마 안 있어, 베이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깜짝 놀랄 소식을 공지합니다. 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만화 시리즈 <닌자터틀>을 실사 영화화하고, 그 영화에 메간 폭스가 출연한다는 것을 밝히죠. 그리고 메간 폭스는 <닌자터틀>에서 매력적인 여자 리포터 에이프릴 오닐 역으로 블록버스터 여주인공 역을 꿰찹니다. 




메간 폭스가 얼마나 기뻤던지, EW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항상 마이클 베이를 사랑해왔다(I've always loved Michael)고 말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닌자터틀>은 마이클 베이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입니다. 베이가 감독은 아니지만 <닌자터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죠. 마치 <트랜스포머>의 감독이 마이클베이이지만 제작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했던 것처럼 말이죠. 자신의 영화 <나쁜녀석들2>에서 엑스트라로 나온 메간 폭스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과감히 대형 SF 블록버스터 프로젝트에 여주인공으로 발탁했던 마이클 베이로서도 메간 폭스와의 화해는 불편했던 마음 한구석을 시원하게 했을 겁니다. 


8월 28일에 개봉하는 <닌자터틀>에서 메간 폭스가 과연 그간의 부진을 씻고 다시한번 SF 영화의 공주로 등극할지 기대됩니다.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닌자터틀>은 현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박스오피스 1,2위를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은 미국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고, 지지난 주말에는 1위였습니다. 로튼 토마토 지수는 20%로 저조하지만, 적어도 시장에서 흥행에는 성공하는 모양새입니다. 사실 마이클 베이가 참여한 SF 영화들은 대부분 평론가들에겐 혹평을 받고, 상업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둔 바가 많았죠. 올해 개봉했던 <트랜스포머4>는 무려 18%의 로튼 토마토 지수를 기록하며 최악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성공을 거두었죠. 올해 개봉한 영화  중 10억 달러의 전세계 흥행 수익을 거두며, 2014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닌자터틀>도 별점은 낮아도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여하간 메간폭스로는 즐거운 일이겠죠! 앞으로도 여러 SF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메간폭스의 얼굴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