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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시사 리뷰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가 영화산업에 끼치는 영향은?

 

 

페이스북이 얼마전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한데 이어 이번엔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또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오큘러스가 아직 정식 제품도 출시하지 않은 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금액이지요. 오큘러스는 가상현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한 업체입니다. 이 기기를 머리에 쓰면 3D로 가상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데요. 기기 안에 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습니다. 원래 이 HMD기기는 게임회사에서 먼저 관심을 보였습니다. 실감나는 스포츠 게임이나 액션 게임을 하는데 HMD만큼 적합한 기기는 또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실제로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하던 소니도 HMD개발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소니는 '프로젝트 모피어스'라는 기기를 발표한 바 있죠. 오큘러스 리프트와 프로젝트 모피어스 모두 아직 상용화단계는 아닙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우에는 소비자용 실제 제품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큘러스가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풍부한 자금을 갖추게 되자, 오큘러스 리프트의 가능성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공룡SNS 기업인 페북에의 인수는 곧 오큘러스가 3D 가상현실로 구현된 온라인 커뮤니티 사업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재 영화산업계도 오큘러스의 인수소식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극장주들의 얼굴에 그늘이 지고 있지요.

 

지금 미국 라스베가스에선 시네마콘이 한창 열리고 있습니다. 시네마콘은 극장주들을 위한 박람회 비슷한 것입니다. 각 배급사와 스튜디오들이 남은 한해동안 어떤 영화를 출시할 것인지를 극장 사장님들께 선보이는 자리이죠. 이 자리에서 극장주들은 영화 포스터와 트레일러들을 둘러보고, 괜찮은 게 있으면 컨벤션에서 미리 계약도 하는, 그런 행사인 것이죠. 언론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영화 트레일러나 포스터도 시네마콘을 통해 극장주들에게 최초공개하기도 합니다. 또 종종 스튜디오는 배우나 영화제작 관계자들을 데리고 오기도 하지요. 시네마콘이 열리는 며칠간은 헐리우드가 라스베가스로 옮겨 오는 셈입니다.



이렇듯 극장주들을 대상으로 한 시네마콘이 성황리에 진행될 수 있는 이유는 극장이 가진 시장 파워때문입니다. 극장이 제공하는 비쥬얼 환경은 그 어떤 시스템보다도 뛰어나거든요. 같은 컨텐츠를 보더라도 텔레비전에서 보느냐, 조그만 노트북에서 보느냐, 아니면 대형 스크린의 극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이용자에게 다가오는 감동의 폭과 깊이는 천차만별이죠. 그 때문에 여전히 극장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오큘러스 리프트같은 개인 비쥬얼기기가 나온다면, 극장의 존립기반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헤드셋을 쓰고 보는 생생한 영상 - 너무 생생해서 실제와 분간이 안가는 영상 -과 빵빵한 사운드. 이건 영화의 비쥬얼 환경을 뛰어넘습니다. 게다가 영화관에 오고가는 시간과 옆좌석에 앉은 사람이 비매너로 관람을 방해할 위험 등의 불필요한 비용들이 오큘러스 리프트에는 없는 것이죠. 텔레비전과 블루레이가 나왔어도 영화관의 비쥬얼환경을 따라잡진 못했습니다. 단지 집에서 편하게 컨텐츠를 원하는 시각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뿐이었죠.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가 영화 컨텐츠를 제공하는 순간, 텔레비전 및 블루레이의 장점과 영화관의 장점을 조합한 무시무시한 영화 채널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단순히 SNS 사업에만 활용할까요? 각종 컨텐츠가 론칭되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올라서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의 풍부한 자금력은 오큘러스를 게임 뿐 아니라 영화 산업에까지 진출하도록 하는데 쓰일 가능성이 크지요.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세요. 오큘러스 리프트를 체험하는 사람들의 재미난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얼마나 실감나면 저렇게 허우적대며 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까요? 저게 영화로 구현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생각만해도 짜릿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