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사회참여의 성서적 근거

 

사회구조는 하나님께서 주신 언어, 이성이라는 일반 은총을 사용하여 인간이 만든 것이다. 그러나 죄로 타락한 인간이 만든 법, 제도는 온전하지 못하다. ‘부패한 왕권이 하나님의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그들이 만든 법은 백성들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시편 94:20 (쉬운성경)’ 사회구조가 억압의 기제가 될 수 있음을 성경도 말하고 있다. 악한 사회구조를 향해 그리스도인이 개혁의 깃발을 올릴 때에 그 손목을 붙잡는 성경말씀이 있다. 바로 로마서13장의 말씀이다. 세상의 권세가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나왔으니 이에 복종하라는 것이다. 불의의 시대에 이 말씀을 접한 기독청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그렇다면 말씀에 근거한 변혁의 칼은 영영 주어지지 않는단 말인가? 불의한 정권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인간을 철저하게 유린하는 순간에도 권세가의 모든 명령에 순종해야 하는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권위에 순종해야 한다. 세상권세에 순종하는 근거도 하나님께 있다. 따라서 세상권세가 하나님의 권위를 거스르는 명령을 내린다면 그것에 불복종해야 한다. 성경에서 그 예를 찾아보자. 예수께서 복음 전파를 지상명령으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주님의 권위로 인침 받은 지상명령은 그 어떤 세상권위로도 누를 수 없다. 사도행전5장40절에서 유대인들은 사도들을 공회에서 채찍질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말할 것을 금지하고 풀어줬다. 그러나 사도들은 성전이든지 집이든지 전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행5:42) 권세가의 명령이 주님의 명령에 반하였으므로 그것에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그리스도인이 이렇게 반박할 수도 있다. ‘악한 권세도 주께서 허락하신 것이다. 주께서 심판의 도구로 쓰신 것이기에 우리가 감히 거기에 대항할 수 없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악한 정권을 세워 그 백성들이 고통받게 하는 것은 주님의 심판 방법 중 하나이다. 사사시대에 이스라엘의 악행을 벌하기 위해 백성들로 하여금 모압 왕 에글론을 18년간 섬기게 하셨다.(삿3:14) 또한 타락한 남유다를 치기 위해 주께서 바벨론을 사용하셨고 백성들은 그 정권에서 포로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주께서 심판의 목적으로 사용하신 그 더러운 도구를 종국에는 내버리신다. 칼빈의 말을 빌리면, ‘주께서는 불경한 자들을 도구로 사용하셔서 심판을 시행하시며, 동시에 스스로 부정함이 없이 순결을 유지하시기 때문’이다. 악한 권세는 부지불식간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심판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악인들의 동기는 거룩한 주의 뜻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들의 탐욕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그들도 곧 심판을 받아 이 땅에서 끊어지고 만다. 이제 그들을 심판하기 위해 주님의 거룩한 백성들이 쓰임 받는다. 모압 왕 에글론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해낸 사사 에훗(삿3:15), 아달랴에게 대항했던 여호야다(대하23장), 그리고 악한 애굽으로부터 히브리 백성을 인도한 모세가 그들이었다. 소명을 받은 주의 종들이 백성들을 악한권세로부터 자유케하고 주님의 법도를 세워 하나님 보시기에 선한 사회를 만들었던 것이다. 

 ‘억눌린 사람들을 위해 정의로 심판하시며 주린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는 이시로다 여호와께서는 갇힌 자들에게 자유를 주시는도다 (시146:7)’ 전관예우로 대표되는 무너진 사회정의, 그리고 88만원세대의 절규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 아니다. 말씀의 안경을 쓰고 사회의 불의를 직시하며, 말씀에 근거한 방식으로 사회를 개혁해 주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다. 개개인의 구원에 담겨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을 찾고, 순종의 발걸음을 옮기는 새문안대학부원들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