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4년 이전 에세이

[2008년]힘듭니까?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주나이다 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어 나아가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각기 나타나리이다 (84:5-7)

 신앙생활하는 사람에게 인생 어느 때인가 골짜기를 지날 순간이 찾아온다또는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가 골짜기처럼 보일 수 있다깊이 패인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는 우리는산등성이를 타고 힘차게 나아가는 세상 사람들을 올려다보며 좌절하기도 한다찬란한 햇빛은 골짜기까지 오지 않는다태양이 밝게 빛날수록 깊은 골짜기에는 그림자만이 더 짙게 덮인다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 십자가의 길이지만 거기에서 겪는 고통은 참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그래서 그 골짜기는 눈물의 골짜기가 된다.

 하나님 없는 사람의 눈물은 분노와 증오로 그 눈물의 주인을 가두어버린다의지할 데가 자신밖에 없다그래서 독해진다인생이 준 상처와 열등감을 산등성이에서 누릴 수 있는 찬란한 태양 빛즉 세상 영광으로 보상 받으려 한다삶은 더욱 피폐해진다자신을 믿는 믿음으로 죽을 힘을 다해 암벽을 등반하기 시작한다오로지 수직상승을 통한 산등성이에서의 우뚝 섬을 위해 모든 것을 내건 인생의 게임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는 눈물이 힘이다그리스도인이 누구인가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이다그래서 눈물을 뿌리는 절망의 시기에 그는 주께 힘을 얻는다주님은 이 골짜기 끝에 있는 천성을 말씀해 주시고 그곳에 대한 소망을 심어주신다주님 안에서 온전케 되는 시온의 날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부푼 꿈을 주시는 것이다이제 그는 절망의 심연에서 나아와 골짜기를 지나기로 결심한다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을 의지하며(고후1:9)눈물의 골짜기를 통과하는 것이다그 고통을 피하려 하지 않는다세상영광을 위해 암벽을 타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는다주님 따라가는 십자가의 삶이 진정 가치 있는 것이며세상의 외형이 안개와 같이 헛된 것임을 다시한번 깨닫고눈물을 뿌릴지라도 그 골짜기를 지나는 것이다.

이 때에 행복이 찾아온다인생의 골짜기에는 주님이 파 놓으신 샘이 있다그리고 차례차례 그 샘에 도달할 때마다 주님이 은혜를 부어주신다이른 비즉 하나님의 은총이 샘을 채우고 그것을 받은 주님의 자녀는 기쁨이 충만하다그 샘에서 주님의 은혜를 마시고 더욱 힘을 내어 남아있는 인생의 십자가 길을 담대히 걸어나아가는 것이다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어 나아가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각기 나타나리이다 (84:7) 끝까지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은혜를 붙들며 나아간 자에게는 인생 끝날에 천성에서 주님을 뵈올 때가 있다그 때에 주님이 인생의 골짜기에서 얻은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21:4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있지 않을 것이다.(21:4)

샘을 채우는 빗물은 산등성이에 머물지 않는다산등성이를 타고 낮은 골짜기로 흐른다하나님의 은혜도 이와 마찬가지다세상적으로 낮은 위치일 수 있다사람이 볼 때는 하찮은 인생이다정서적으로심리적으로 불안하며 사회생활을 잘 못하는 연약한 지체일 수 있다그러나 그 약함으로 인해 뿌리는 눈물과 통곡 속에서 의지할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그 사람에게는깊이 패인 골짜기의 삶이 강력한 힘인 것이다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아내기로 결단하며 나아간다이것이 은혜이다은혜는 빗물과 같이 낮은 곳으로 임한다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마음이 낮아지며겸손하게 주님을 갈망하는 자에게 그분은 은혜를 빗물과 같이 내리시며 제자의 삶을 허락한다그리고 골짜기 끝시온에서 하나님은 두 팔 벌려 우리를 안아주시며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우리 모두 주님이 웃으며 반겨주시는 그날을 바라보고 길이 참으며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