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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시사 리뷰

웹보드 게임 규제, 이대로 괜찮나?

지난 달부터 시행된 웹보드 게임 규제안 시행령으로 인해 가뜩이나 위축된 게임업계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웹보드 시행령은 웹보드 게임 내에서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10만원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입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한게임을 통해 연간 2천50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그 규제로 인해 올해는 매출이 30%에서 50%까지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군요.

전체 매출의 20%를 웹보드 게임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도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웹보드 게임은 모바일 등 다른 게임보다 마진도 높아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도 큰데 말이죠.


북미에서는 한국과 달리 카지노 게임 등 다양한 웹보드 게임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NHN엔터테인먼트 등도 웹보드에 대한 대안으로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북미 웹보드 게임 시장으로 진출하기로 노선을 수정했지요. 게다가 북미 웹보드 시장은 약 2조5천억 가량의 규모를 가지고 있어 국내 기업의 도다른 금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스북 기반 웹보드 게임 : 더블 다운 카지노(Double Down casino)

↑페이스북 기반 웹보드 게임 : 더블 유 카지노(DoubleU casino)




한국 기업의 자발적인 엑소더스 코리아 뿐만 아니라, 해외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한국 게임 기업들을 유치하려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지난 2월 4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는 주한 룩셈부르크 대표부가 세미나를 열었는데요. 이 세미나는 '왜 글로벌 IT기업들은 룩셈부르크를 선호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참석자의 90%가 게임회사 관련자들이었다고 하네요. 이미 넥슨유럽, 모야소프트 등의 국내 기업들이 룩셈부르크에 진출해있습니다. 룩셈부르크에선 지적재산권(IP) 처분에 따른 자본소득과 지적재산권으로 얻은 순이익의 80%까지 세금 감면이 되는 파격적인 우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지디넷코리아


룩셈부르크 뿐 아니라, 작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국내 게임 전시회 지스타2013에선 영국과 독일이 한국 게임사에게 러브콜을 보냈지요. 지스타2013에서 영국측은 자신들을 GTA,툼레이더의 나라라고 소개하면서 한국 개발자들을 유혹했습니다. 



↓GTA5의 개발사인 '락스타 노스'는 영국 에든버러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 게임 업계의 국내 악재를 호재로 인식한 선진국들의 게임업계 유치 작전은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의 게임규제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이거든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에서 중독 물질 에 게임을 포함시킨 것도 모자라, 손인춘 의원은 게임사들의 매출 1%를 걷어 중독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법안을 내놓고 입법 추진 중에 있습니다.


황우여 대표는 조찬기도회 모임에서 게임을 죄악으로 규정하는 듯한 기도문을 읽는 등 게임 규제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태도에는 모종의 비합리적인 종교적 태도까지 가미되어 있는듯 하여 더 불안합니다. 어떤 사회 이슈를 종교적 태도로 접근한다면 합리적인 대화가 불가능해지거든요.


사람은 어떤 것에든 중독될 수 있습니다. 게임, 드라마, 영화, 이성친구,  책 등등. 마약과 같이 생화학적으로 인간을 사로잡는 메커니즘이 명백히 규명되지 않는 이상, 많은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에 즐긴다는 이유로 중독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제도적 규제를 씌운다면, 이는 자의적인 권력 남용일 것입니다.


게임 유저들도, 게임 개발자들도 하루속히 한국에서의 온라인 행복을 되찾길 바랍니다. 



참고기사 :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807544&g_menu=020500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99775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4030419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