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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서적 리뷰

공병호를 열받게 만든 책 - 부의 추월 차선

 


부의 추월차선

저자
엠제이 드마코 지음
출판사
토트. | 2013-08-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부자가 되기 위한 40년짜리 플랜에 속지 마라지금까지의 '부자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은 처음부터 내 눈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한동안 내 인생의 지난 실패들을 만회하고 저만치 앞서간 친구들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을 온통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회해야한다, 따라잡아야 한다. 이 문장들이 내 사고구조의 중심을 이루고 있을 때, 부의 '추월'차선이란 책 제목은 해갈하는 듯한 통쾌함을 주었다. 앞선 이들을 추월할 부의 공식! 엠제이 드마코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봤고 범람하는 수많은 자기계발서 중 하나 같기도 했지만, 여타의 부자되기 책과는 풍기는 아우라가 남달라 구입하게 되었다. 그냥 부자되기가 아니었다. 추월하고 따라잡는 부자되기였다.

 

게다가 책 표지의 문구는 지극히 자극적이고 전복적이었다.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공무원이 되었다고 당신의 인생이 성공했다고 착각하지 마라.

그래봤자 일주일에 5일을 노예처럼 일하고 노예처럼 일하기 위해 2일을 쉰다!

 

오죽이나 책의 사고방식이 도전적이었으면 자기계발서 작가 중 꽤나 이름이 나있는 공병호가 트위터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겠는가?

 

 

 

공병호 같이 어느정도 사회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보기엔 건방져보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난 아무것도 이룬게 없는 청춘이다. 잃을 게 없는 처지인지라, 외려 저 도전이 내게 용기가 되고 위로를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값을 지불하고, 곧바로 읽기 시작했다.

 

현재 부유하고 사치스러운 삶을 영위하는 엠제이 드마코의 청년 시절은 매우 평범했다. 평범하다 못해 부자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배경과 능력을 가졌던 청년이었다. 젊은 시절에 큰 부를 갖게 된 사람에 대한 우리의 프로토타입은 다음과 같다. 

 

  • 부자 부모를 둔 증여 및 상속 부자
  • 어릴 때부터 이공계 분야에 소질이 있었던 기업가. 빌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등
  • 타고난 신체적 아름다움. - 톱 연예인
  • 타고난 신체적 기능의 우월함 - 스포츠 스타


대충 이렇다. 이 네가지 어느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게 우리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부자고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그 방법은 5,60대 되어 운 좋게 잘리지 않고 대기업에 남아서 임원이 되거나, 고위 공무원을 은퇴하여 로펌이나 회계법인에 비싼 로비스트로 들어가는 것만이 거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위 책의 저자도 나와 똑같은 처지의 청년이었다. 부모는 이혼해서 어머니와 함께 사는데, 어머니는 KFC에서 닭을 튀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블루칼라였다. 잘생긴 얼굴도 아니었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또 경영학과에 진학했던 평범한 문과생이었다. 고달프게 취업원서 수십개를 쓰다가 겨우 몇군데 붙어서 졸업 전에 취직을 하게 되는 평범한 한국 청년과 매우 닮은 배경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전해주는 부의 공식, 부의 추월차선이라면 믿을만하지 않은가?

 

 

↑엠제이 드마코의 페이스북 커버. 그의 페북 주소는 다음과 같다 : https://www.facebook.com/mjdemarco 

호남형이다. 하지만 톱 연예인이 될 만큼의 얼굴은 아니다.  

 

 

엠제이 드마코는 책에서 가난한 삶, 중산층의 삶, 부자가 되는 삶을 각각 인도, 서행차선, 추월차선이라는 비유로 설명한다. 왜 가난한 삶을 살게 되는지, 가난한 자들의 사고방식을 인도를 걷는 보행자로 예를 드는 부분은 낯설지 않다. 신용카드를 많이 쓰자, 시간을 아끼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다, 돈이 있으면 소비를 하자 등. 이런 식으로 살면 금세 가난해질 거라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별로 특별할 게 없는 통찰이다.

 

하지만 충격적인 부분은 서행차선, 즉 평범한 중산층의 삶에 관한 부분이다. 중산층이란 건 부자가 아니란 뜻이다. 가난에 허덕이는 삶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유롭고 삶을 즐기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중산층이 되길 원치 않는다. 그런데 서행차선의 삶, 곧 중산층의 사고방식은 부자가 되길 원하는 나 자신의 사고방식이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 책의 관점에 의하면 말이다. 서행차선의 특징을 살펴보자.

 

  • 절약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청년이여! 건실한 기업에 취직하라!

  • 65세 정년이 되기까진 인생의 즐거움을 미루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라. 주중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다음 주의 일을 위해 휴식하라.

  • 저축하고 또 저축하라.

  • 복리의 힘은 위대하다. 지금 투자한 1만달러가 50년 후에 엄청나게 불어나있을 것이다.

  • 교육은 중요하다. 그러니 석사,박사 등의 학위 취득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을 누가 욕하랴? 그리고 이렇게만 산다면 정말 65세가 되어서는 부자가 되어 있을 것 같지 않나? 그렇다. 20대 중후반에 대기업에 입사하여 최대한 검소하게 살며 40여년을 일한 후, 운좋게 잘리지 않고 병도 안걸린 채 건강하게 65세에 은퇴를 하면 몇십억대 자산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중반까지의 나이에 부자가 될 가능성은 없다. (복권 당첨등의 상황은 제외하고말이다) 백발이 성성한 채 포르쉐와 람보르기니를 막 구입해 몰 수 있을 게다.

 

그래도 저런 삶이 딱잘라 젊은 부자가 될 수 없는 서행차선이라고 확언하기엔 너무하지 않나? 그럼 다음의 설명을 들어보라. 엠제이 드마코는 저러한 관습적인 성실함이 어째서 부의 축적과는 거리가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1. 직업 : 정상이라는 이름의 사육 →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영향력과 통제력이 제한된다는 것을 뜻한다.

  2. 복리 : 재무상담가가 말해주지 않은 진실 → 복리가 위력을 발휘하려면 수십년의 세월이 걸린다. 그리고 수십년 뒤 우리는 늙는다.

  3. 제도권 교육 : 학위를 주는 대신 빚더미를 선사하는 기만 → 배움과 교육은 필요하다. 그러나 빚더미에 앉게하는 교육은 필요하지 않다. MBA졸업장이 연봉을 15% 올려주는 대신 15년을 걸쳐 갚아야 할 빚이라면 좋은 투자가 아니다. 

직업, 복리, 학위 교육 이라는 세가지 테마에 대한 더 자세한 고찰은 다음 포스팅에서 하겠습니다!